여행 이야기

서천-신성리 갈대밭(2012.4.1)

하늘씨 2012. 4. 1. 21:24

영화 '공동경비구역 JSA를 본 후 서해안을 찾을 때마다 찾아 가리라 마음 먹었던 서천 신성리 갈대밭.

항상 주 목적지가 아니었기에 돌아오는 길에 석양과 함께 들리고자 했지만 항상 그렇듯이 여행은 계획보다 늦어지고 마지막 방문지였던 갈대밭을 여태 가보지 못했다.

봄맞이 여행지로 다시 서해안을 선택했을 때  그 동안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가장 먼저 신성리 갈대밭 찾는 열의를 보였다.

 

 

하지만...

봄에는 갈대가 없었다....

 

나만 이 사실을 몰랐던 것이 틀림없으리라. 아무도 이 황량한 갈대밭 아니 갈대밭이었던 강변을 찾지 않았다.

(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서천군에서 매년 1~2월 경에 갈대밭을 태워 비료로 사용한다고 한다.)

 

 

화마를 피한 몇몇 갈대만이 이곳이 대한민국의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.

 

갈대는 없고 텅빈 황량한 곳이 되었지만 여기도 봄 기운은 내려 생명은 다시 깨어날 준비를 하고 봄날 강물은 더 없이 따스하다.

 

 

 

 

텅빈 갈대밭을 서성이는 도중 눈에 띈 법정스님의 시 한구절이 가슴에 와 닿는다.

 

비우고 버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....

삶에서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?

비우고 버려진 곳에 어떤 새것을 들어세워야 하는가?

 

 

울창했을 갈대들이 비워진 이곳에는 더 아름답고 생생한 갈대들로 채워지겠지만

비워진 삶의 일부는 어떤 것들로 채워야지길 기원하며 살아야 하는가...